공모주 청약을 기웃거리다 보면 기관 경쟁률이 천 대 일을 넘었다는 소식에 귀가 솔깃해진다. 이번 2026년 11월에 나오는 영광와이케이엠씨도 기관 2376곳이 몰려서 경쟁률이 1163대 1이나 나왔다고 한다. 공모가도 희망범위 9400원에서 1만1000원 중 제일 높은 1만1000원으로 딱 정해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분위기 정말 좋다 싶어서 마음이 급해지는데, 내용을 조금 더 들여다보니 선뜻 손이 안 가는 구석들이 보인다.
1. 다들 달라고 줄은 섰는데 정작 오래 들고 있겠다는 곳은 너무 적다
기관들이 주식을 배정받으면 얼마 동안 안 팔겠다고 약속하는 걸 의무보유확약이라고 한다. 솔직히 경쟁률이 천 대 일이 넘고 가격도 제일 비싸게 정해졌으면, 당연히 오래 들고 가겠다는 기관도 많을 줄 알았다. 그런데 신청 수량 기준으로 확약을 건 비율이 전체의 7.21%밖에 안 된다고 한다.
더 힘 빠지는 건 그 안의 내용이다. 7.21% 중에서도 고작 15일 동안만 안 팔겠다고 한 게 5.41%고, 한 달 이상 묶어두겠다고 한 건 1.80%가 전부다. 물론 이게 나중에 실제로 배정받은 주식 기준 확약률이랑은 다를 수 있다지만, 어쨌든 처음 신청할 때부터 길게 보고 들어온 곳은 거의 없었다는 소리다.
1만1000원에 사고 싶다고 손은 엄청나게 들었는데 정작 오래 갖고 있기는 싫다니, 이건 그냥 상장 초기에 잠깐 치고 빠지겠다는 생각 아닌가 싶어서 좀 얄밉기도 하고 불안하다.
2. 상장 첫날만 무사히 넘긴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상장 당일에 시중에 풀릴 수 있는 주식이 504만1041주로 전체의 34.81%라고 한다. 요즘 워낙 첫날부터 물량 쏟아지는 곳들이 많아서 이 정도면 그나마 무난한가 싶었는데, 달력을 한두 장 넘겨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재무적 투자자들이나 전문투자자들이 들고 있는 물량이 풀리면서 상장 한 달 뒤에는 유통 가능 비율이 47.12%가 되고, 세 달 뒤에는 52.82%까지 늘어난다. 아직 최종 배정이랑 확약이 다 반영된 확정 수치는 아니라고 해도, 불과 세 달 만에 전체 주식의 절반 넘는 물량이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상태가 된다는 건 꽤 부담스럽다.
주식이 풀린다고 해서 그걸 다 팔아치우는 건 아니겠지만, 우리 같은 개인 입장에서는 머리 위에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돌멩이가 계속 늘어나는 기분이라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3. 갑자기 확 늘어난 최근 반년 치 이익, 앞으로도 계속 이럴까
공모가 1만1000원을 어떻게 정했나 봤더니 회사가 번 돈에 비교기업들 주가수익비율을 대입하고 할인율을 적용하는 PER 방식을 썼다고 한다. 이때 기준이 된 게 2026년 상반기 말까지 직전 1년 동안 번 조정 당기순이익 99억7400만원이다. 외환 관련 손익이나 유형자산 손상차손환입액 같은 걸 조정해서 계산한 숫자다.
그런데 이 1년 치 이익을 반으로 쪼개서 보면 좀 묘하다. 작년인 2025년 하반기에는 23억2500만원을 벌었는데, 올해 2026년 상반기에는 갑자기 76억4900만원을 벌었다. 똑같은 6개월인데 이익이 세 배 넘게 차이 난다. 결국 1년 치 이익의 4분의 3 정도가 최근 반년 사이에 확 몰려서 나온 셈이다.
최근에 장사가 잘됐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솔직히 이게 계속 이어질 실력인지 아니면 잠깐 운이 좋아서 터진 건지 의심이 살짝 든다. 물론 잘 나온 반년 치를 두 배로 뻥튀기해서 계산한 건 아니라고 해도, 워낙 최근 반년 실적이 공모가를 끌어올린 모양새라 다음 반기에도 이만큼 벌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4. 모은 돈에서 기존 주주 몫 빼고 공장 짓는 데 쓴다는데
이번에 공모로 모으는 돈이 총 253억원이다. 처음엔 이 돈이 다 회사 키우는 데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새로 주식 180만주를 찍어서 회사로 들어오는 돈은 198억원이고, 나머지 55억원은 기존 주주들이 자기 주식 50만주를 팔아서 챙겨가는 구주매출이다. 남의 잔치에 돈 보태주는 것 같아서 구주매출이 섞여 있으면 일단 기분이 살짝 찝찝해진다.
그나마 다행인 건 회사가 가져가는 순수입금 중에서 150억원은 딱 정해서 시설자금으로 쓴다고 한 점이다. 당장 내년에 제3공장 사고 도금라인이랑 정밀가공 장비도 들이고, 내후년인 2028년에는 제4공장까지 매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디다 돈을 쓸지 계획이 뚜렷한 건 마음에 든다. 그래도 결국 중요한 건 그렇게 공장이랑 장비를 늘려서 진짜로 돈을 더 잘 벌 수 있느냐다. 최근 반년 동안 잘 번 걸로 공모가도 높게 잡았는데, 새로 공장까지 사서 덩치를 키운 만큼 앞으로 그 값을 제대로 해냈으면 좋겠다.
#영광와이케이엠씨
#공모가
#의무보유확약
#공모주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