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본심사가 다시 시작됐다는 뉴스를 처음 봤을 때는 당연히 좋은 소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주가 창을 열어보니 파란불이 가득해서 눈을 의심했다. 심사를 다시 해준다는데 왜 이렇게 떨어지나 싶어서 찾아보니,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날짜가 생각했던 것보다 한참 뒤로 밀려 있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해서, 아예 안 된다는 것도 아닌데 기다림이 길어진다는 이유만으로도 이렇게 힘이 빠진다.
1. 아침부터 20% 가까이 빠지는 걸 보는데 속이 다 쓰렸다
11월 4일 아침 9시 19분쯤에 주가가 32,600원까지 내려갔다. 전날보다 무려 8,100원이나 빠진 건데 퍼센트로 따지면 19.90% 하락이었다. 장 시작하자마자 거의 20%가 날아가는 걸 실시간으로 보고 있으면 진짜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그나마 장 마감할 때는 -17.69%로 조금 올라오긴 했지만,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다음 날인 11월 5일에도 반등은커녕 3.28%가 더 빠져서 32,400원으로 끝났다. 이틀 연속으로 이렇게 두들겨 맞으니 주주들 속이 어떨지 남 일 같지가 않다.
2. 연말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희망고문도 이런 희망고문이 없다
가장 허탈한 건 일정 문제다. 지난 10월 15일 회사 IR 행사에서 진양곤 의장이 심사 분류에 따라 빠르면 연말에 허가 여부가 결정될 거라고 했고, 김태한 회장도 Class 1으로 분류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Class 1을 받으면 접수하고 두 달 뒤가 목표일이니까, 10월 9일에 재신청한 걸 계산해보면 올해 12월에는 결판이 날 줄 알았던 거다.
물론 회사에서도 심사 분류 결과에 달려 있다는 조건을 달긴 했다. FDA가 약속을 어긴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도 회사 높으신 분들이 그렇게 기대감을 불어넣어 놓으니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연말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Class 2가 나왔고 목표일은 2027년 4월 9일로 잡혔다. 찬바람 불 때 끝날 줄 알았던 일이 내년 봄 꽃필 때까지 늘어졌으니 배신감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3. Class 2라는 말에 덜컥 겁부터 났는데 찾아보니 뜻이 달랐다
처음에 Class 2를 받았다고 해서 약에 무슨 큰 문제가 생겨서 2등급으로 밀려난 건가 싶었다. 알고 보니 이건 승인 가능성을 매기는 점수가 아니라, 보완해서 다시 낸 자료의 종류에 따라 심사 기간을 나누는 기준일 뿐이었다. 표시사항을 고치거나 가벼운 업데이트 정도면 2개월짜리 Class 1로 가고, 그 외의 항목들이 들어가면 6개월짜리 Class 2로 분류된다고 한다. 이번 6개월도 재신청을 넣은 10월 9일부터 계산해서 내년 4월이 된 거였다.
자료들을 찾아보다가 90%라는 숫자가 나와서 승인 확률이 90%라는 건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FDA가 접수된 건들의 90%를 정해진 기간 안에 처리하겠다는 자기네 업무 목표치란다. 진짜 바이오 주식은 용어 하나하나가 다 함정 같아서 대충 읽으면 오해하기 딱 좋다. 어쨌든 왜 Class 2가 됐는지 자세한 내막까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분류 자체가 임상 실패나 승인 거절을 뜻하는 건 아니라니 그나마 다행이다.
4. 내년 봄에는 제발 속 시원한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
이번에 다시 심사를 받는 건 엘레바의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을 같이 쓰는 간암 1차 치료제다. 지난 7월에 제조시설 실사 결함 문제로 보완요구서한을 받았고, 그걸 고쳐서 10월에 다시 낸 게 지금 여기까지 온 거다. 아직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상태가 아니라서 결국 끝까지 가봐야 안다.
일단 달력에 새로 적어둬야 할 날짜는 2027년 4월 9일이다. 이날도 무조건 승인을 해주는 날이 아니라 심사를 마치는 목표일이라서 또 어떤 결정이 나올지 모른다. 만약 심사 도중에 중대한 보완자료가 추가로 들어가면 여기서 또 3개월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데, 그런 일은 제발 없었으면 좋겠다. 기다리는 시간도 지치지만, 내년 봄에는 제발 애태우지 말고 확실한 허가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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