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가 끝나고 나서 주식 창을 열어봤더니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었다. 민주당이 상원이랑 하원을 다 가져갔다면서 국내외 주식들이 하루 사이에 이리 뛰고 저리 뛰는데, 솔직히 보면서 좀 어지러웠다. 그냥 누가 이겼으니까 관련주 사야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치겠다 싶어서 찾아본 내용들을 내 나름대로 적어본다.
1. 한화솔루션 18% 넘게 오르는 거 보고 깜짝 놀랐다
11월 4일 오후 2시 21분쯤에 국내 주식을 보는데 한화솔루션이 전날보다 무려 18.43%나 올라서 2만 7,95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12.60% 올라서 8만 8,500원이었고 OCI홀딩스도 9.88% 오른 19만 9,100원이었다. 평소에는 무겁게 움직이던 주식들이 장중에 저렇게 확 치고 올라가는 걸 보니까 기분이 묘했다.
미국 주식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장전거래에서 퍼스트솔라가 9.4%, 주택용 태양광 설치하는 선런이 10%, 인버터 만드는 엔페이즈에너지가 7.6% 올랐다고 한다. 만드는 회사든 설치하는 회사든 태양광 이름만 붙으면 다 같이 들썩인 셈이다.
민주당이 이겼으니 청정에너지 지원을 지켜주거나 더 늘리지 않겠냐는 기대감 때문이라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지원 줄이려는 걸 의회에서 막아줄 거라는 계산까지 깔렸다고 한다. 근데 생각해보면 당장 오늘내일 새 지원금이 통장에 꽂히는 것도 아닌데 앞으로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 하나에 주가가 이렇게 먼저 날아가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좀 급하다 싶기도 하다.
2. 미국에 공장 지어놨다는 큐셀 이야기와 복잡한 세액공제
한화솔루션이 왜 이렇게 미국 선거에 민감한가 했더니 큐셀 미국 공장 때문이었다. 2026년 6월 9일에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에서 태양광 셀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발표했었다. 그때 목표로 잡은 완전 가동 기준 생산능력이 잉곳, 웨이퍼, 셀은 각각 연 3.3GW고 모듈은 연 3.5GW라고 한다. 물론 3분기에 완전 가동하겠다는 건 발표할 때 목표였으니까 지금 실제로 그만큼 찍어내고 있다고 믿어버리면 곤란하다.
아무튼 미국에서 부품을 직접 만들면 45X 생산세액공제라는 걸 받을 수 있다고 연결 짓는 모양이다. 이건 공장에서 부품 만드는 쪽이 받는 거라, 발전시설 짓는 고객이 받는 투자공제나 미국산 보너스랑은 아예 대상이 다르다. 이래서 다들 미국 공장 위치부터 따지는구나 싶었다.
근데 또 내용을 파고들어가면 머리 아픈 조건들이 한가득이다. 2025년에 법이 바뀌어서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시설은 2026년 7월 4일 이후에 착공하고 2027년 12월 31일 이후에 가동하면 45Y랑 48E 공제가 끝나는 대상이 된다고 한다. 착공이라는 것도 그냥 서류 몇 장 내고 기획이나 설계, 인허가 준비만 해서는 안 되고 실제로 공사를 제대로 시작하고 계속 이어가야 인정해 준단다. 최대 순출력 1.5MW AC 이하 태양광에만 5% 비용 기준을 쓰는 예외가 있다는데 진짜 깐깐하기 짝이 없다. 물론 이 날짜는 발전시설 이야기니까 부품 만드는 45X 공제 끝나는 날짜로 착각하면 안 된다.
게다가 45Y, 48E랑 45X 전부 다 금지 외국주체의 물질적 지원 같은 공급망 제한까지 붙어 있다. 그냥 미국 땅에 공장 지어놓고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라 날짜도 맞춰야 하고 재료 어디서 가져왔는지도 다 따져야 한다니, 선거 이겼다고 무조건 돈 쓸어 담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확 든다.
3. 오바마케어 기대감에 오른 의료주도 속사정은 답답해 보인다
태양광 말고 미국 의료주들도 11월 4일 장전에 꽤 올랐다. 센틴이 4.5%, 몰리나가 6%, 병원 운영하는 HCA헬스케어가 3.7% 올랐다. 이것도 민주당이 정부 의료 지출이랑 오바마케어 지원을 늘려줄 거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한다.
센틴이라는 회사를 보니까 2026년 9월 말 기준으로 Medicaid 가입자가 1,189만 5,900명이고 Marketplace 가입자가 340만 3,300명이나 된다. 정부 돈이나 보험료 지원에 회사가 통째로 매달려 있는 구조다. 그러니 선거 결과에 웃을 만도 하다.
근데 가입자 숫자를 작년 같은 때랑 비교해 보면 마냥 박수 칠 일이 아니다. 작년에는 각각 1,270만 6,400명이랑 582만 8,100명이었으니까 둘 다 엄청나게 줄어든 거다. 회사 스스로도 정부 제도나 ACA 보험료 세액공제가 언제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가입자랑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BNP파리바의 아니스 벤사이다니라는 이코노미스트도 민주당이 주요 조항을 되살릴 만큼 의석을 충분히 못 채울 수도 있고, 다만 예산 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낼 가능성 정도가 있다고 봤다. 법안이 통과된 것도 아니고 앞으로 지지고 볶고 협상을 해야 한다는데 주가부터 오르는 걸 보면 참 아슬아슬해 보인다.
4. 같은 AI 주식인데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우는 이상한 계산법
이번에 제일 웃겼던 건 AI 관련주들의 움직임이었다. 11월 4일 장전거래에서 코어사이언티픽이랑 아이렌은 떨어졌는데, 의회에서 AI 투자 감독하고 청문회 여는 거 아니냐는 걱정 때문이었다. 정작 분석가들은 법으로 데이터센터 짓는 걸 막기 힘들 거라고 반신반의했다는데도 말이다.
본장 들어가니까 더 가관이었다. 아마존이랑 마이크로소프트는 장중에 한때 8%, 7%씩 치솟았는데 엔비디아, 마이크론, 코어위브는 반대로 떨어졌다. 똑같은 AI 관련주인데 왜 이러나 했더니 해석이 참 기가 막힌다. 새로 데이터센터 짓기가 까다로워지면 거기에 들어갈 설비나 반도체 파는 엔비디아 같은 곳은 손해고, 이미 엄청난 연산능력을 다 갖춰놓은 대기업들은 경쟁자가 못 들어오니까 오히려 유리해질 거라는 계산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직 누가 돈을 더 벌었는지 확인된 것도 하나 없는데 자기들끼리 소설을 쓰면서 주가를 올리고 내리는 게 좀 허무하다.
방산주도 찬밥 신세였다. 4일 장전에 노스럽그러먼이 5% 빠지고 RTX, 록히드마틴, L3해리스도 다 3% 넘게 내렸다. 트럼프가 요청한 1조 5,000억 달러 국방예산을 민주당 의회가 순순히 안 해줄 거라는 전망 때문이다. 선거 한 번에 희비가 이렇게 갈린다.
5. 하루 만에 급락한 나스닥을 보며 느낀 허탈함
그렇게 4일에는 선거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좋아하더니, 바로 다음 날인 5일에는 태도가 돌변해서 반도체 중심으로 주식을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한국시간으로 11월 6일 새벽 1시 19분, 미국 시간으로 5일 오전 11시 19분 장중 기준으로 나스닥이 무려 4.2%나 폭락하고 있었다. S&P500도 2.9%, 다우도 2.3%나 빠졌다.
AI랑 데이터센터 규제 걱정이 다시 불거진 데다가 ARM 실적 전망이나 퀄컴 스마트폰 반도체 매출 같은 개별 회사 뉴스까지 겹쳐서 그렇게 됐다고 한다. 결국 선거 하나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것도 아니었던 거다.
어차피 민주당이 새 의회를 끌고 가는 건 내년 1월부터다. 아직 한참 남았는데도 사람들은 마음이 급해서 4일에는 안도하고 5일에는 겁을 먹으며 주가를 흔들어댄다. 하루 반짝 올랐다고 수혜주라면서 따라붙었다가는 진짜 그 회사가 돈을 벌기 전에 내 계좌가 먼저 녹아내릴 것 같다. 주식 시장은 알면 알수록 참 변덕스럽고 피곤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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