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앱을 열면 숫자가 두 개 나온다. 기사마다 붙어 있던 연 19.4%, 그리고 상품 화면에 적힌 기본금리 5%. 둘 다 맞는 숫자인데 서로 다른 것을 가리킨다. 월 50만원씩 3년을 꽉 채웠을 때 은행이 붙여주는 이자는 최대 239만원이다.
나는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의 각주를 계산기로 하나씩 두들겨봤다. 숫자는 다 맞았는데 한 줄에서 멈췄다. 금리가 똑같이 8%인데 일반형 이자는 230만원, 우대형은 239만원으로 적혀 있었다. 같은 금리에서 이자가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자료 어디에도 없었다.
19.4%가 어떻게 만들어진 숫자인지, 만기에 받는 돈이 어떻게 나뉘는지, 8%가 애초에 닫혀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리고 월 50만원을 다 못 넣으면 어떻게 되는지 순서대로 본다.
1. 청년미래적금 이자 19.4%는 어디서 나온 숫자인가
19.4%는 은행 금리가 아니다. 정부가 얹어주는 기여금과 이자에 세금을 떼지 않는 혜택까지 전부 금리로 환산해 붙인 숫자다.
금융위원회 계산은 이렇다. 월 50만원씩 36개월을 넣으면 원금 1,800만원, 금리 8%로 붙는 이자가 239만원, 정부기여금이 216만원. 다 합쳐 2,255만원이다. 이만큼을 세금 떼는 보통 적금으로 만들려면 연 19.4% 단리 상품이 있어야 한다. 세전이자 538만원을 받아 이자소득세 83만원을 내고 나면 그제야 같은 금액이 된다.
그러니까 19.4%는 적용되는 금리가 아니라 비교하려고 만든 값이다.
은행이 실제로 계산에 쓰는 숫자는 기본금리 5%, 여기에 우대금리 2~3%p다.
https://www.fsc.go.kr/no010101/87005
2. 만기에 받는 2,255만원은 이렇게 나뉜다
우대형 기준 2,255만원은 원금 1,800만원 더하기 정부기여금 216만원 더하기 이자 239만원이다. 일반형은 기여금이 절반인 108만원이라 2,138만원이 된다.
기여금 비율이 6%와 12%로 갈리는 건 알려진 대로다. 그런데 이자도 230만원과 239만원으로 다르다. 금리는 둘 다 8%로 같은데 9만원이 벌어진다. 매달 쌓이는 기여금에도 이자가 붙는다고 보면 계산이 대략 맞아떨어지는데, 금융위 자료에는 그 근거까지 적혀 있지 않다. 확인된 건 두 숫자 자체다.
금리가 7%인 은행이면 이자는 일반형 202만원, 우대형 211만원으로 내려간다. 수령액은 각각 2,110만원과 2,227만원이다.
1%p 차이가 3년 뒤 28만원이다.
3. 8%를 처음부터 못 받는 사람이 있다
최고 연 8%는 총급여 3,600만원 이하인 청년에게만 열려 있다. 모든 은행이 공통으로 주는 우대금리 0.5%p가 여기서 나오기 때문이다.
총급여가 3,600만원을 넘거나 종합소득금액이 2,600만원을 넘으면 이 0.5%p를 못 받는다. 8%짜리 은행에 가입해도 받을 수 있는 최고금리는 7.5%가 된다. 은행 조건을 아무리 채워도 넘을 수 없는 선이다.
여기에 은행별 상한도 다르다. 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우체국은 우대금리 3%p를 얹어 최고 8%, 수협·iM·부산·경남·광주·전북·카카오뱅크는 2%p라 최고 7%다. 토스뱅크는 12월에 나온다.
공통 우대가 하나 더 있다. 청년 모두를 위한 재무상담을 이수하면 0.2%p가 붙는다. 이건 소득과 상관없이 누구나 채울 수 있는 항목이다.
4. 우대금리는 3년을 채워야 붙는다
우대금리는 가입할 때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3년 동안 조건을 유지해야 만기에 붙는다. 은행마다 요구하는 실적이 다르고, 이게 최고금리와 실제 금리를 벌리는 이유다.
국민은행은 급여이체로 1.0%p를 주는데 가입 기간 중 급여가 들어온 달이 12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공과금이나 카드대금 자동이체로 0.8%p가 더 붙고, 여기에도 12회 이상 조건이 걸린다. 우리은행은 소득 입금 1.5%p에 카드 월 10만원 이상 0.5%p, 올해 가입하면 주는 0.3%p로 채운다. 하나은행은 급여이체 1.2%p에 카드결제 0.6%p, 신한은행은 급여와 카드 실적을 18개월 이상 유지해야 각각의 우대가 붙는다.
숫자가 큰 쪽이 유리해 보이지만 조건을 읽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급여통장을 옮기고 자동이체를 다시 걸고 카드를 새로 만드는 일을 3년 내내 유지할 수 있느냐가 먼저다.
나라면 지금 급여가 들어오는 은행부터 조건을 대조해보겠다. 못 지킬 8%보다 지킬 수 있는 7.5%가 크다.
5. 월 50만원을 다 못 넣으면 이자는 어떻게 되나
앞의 숫자들은 전부 36개월을 50만원씩 꽉 채웠을 때 값이다. 이 상품은 자유적립식이라 매달 1,000원부터 50만원까지 넣고 싶은 만큼 넣으면 된다.
못 넣은 달이 있어도 계좌는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이자도 기여금도 실제로 넣은 돈을 기준으로 계산되니, 월 30만원씩 넣으면 원금이 1,080만원으로 줄고 기여금과 이자도 같은 비율로 따라 내려간다. 기여금은 납입액의 6% 또는 12%로 정해져 있어서 안 넣은 달은 그대로 비어버린다.
그래서 처음부터 50만원으로 자동이체를 걸기보다 3년 동안 흔들리지 않을 금액을 잡는 편이 낫다. 중간에 여유가 생기면 그달만 더 넣으면 된다.
계좌개설은 8월 7일까지다. 심사를 통과했어도 이 기간을 넘기면 이번 결과로는 계좌를 만들 수 없다.
숫자를 다 맞춰보고 나서 든 생각은 하나다. 19.4%라는 말에 끌려온 사람과 기본금리가 5%라는 걸 알고 들어온 사람이 3년 뒤 받는 돈은 똑같다. 다만 뒤쪽 사람만 만기 통장을 보고 실망하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떼지 않는다. 이자소득 비과세가 적용돼 이자 239만원이 그대로 들어온다. 같은 돈을 일반 적금에서 받았다면 15.4%를 뗀다.
고를 수 없다. 소득과 중소기업 재직 여부, 소상공인 요건을 심사해 자동으로 나뉜다. 우대형으로 가입한 중소기업 재직자가 재직 요건을 잃으면 만기에 일반형으로 바뀌어 기여금이 조정될 수 있다.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12월로 잠정 안내했던 2차 모집을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일정도 금리 조건도 확정된 것이 없다.
2년 이상 가입하고 누적 800만원 이상을 납입하면 5~10점의 가점이 부여된다. 이자와는 별개로 붙는 혜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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