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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버리지 etf, 다음 문턱은 현금이 아니다

    레버리지 etf, 다음 문턱은 현금이 아니다

    계좌에 현금 3000만원을 맞춰두고 31일만 넘기면 된다고 계산했다면 확인할 게 하나 더 있다. 레버리지 etf 규제 중에서 시행 날짜가 박힌 것은 7월 31일 기본예탁금 현금 3000만원 하나뿐이고, 그 뒤에 붙는 것들은 아직 검토 단계다. 그런데 검토 목록에 올라온 안들은 돈을 채워서 통과하는 종류가 아니다.

    29일 코스피와 코스닥에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다. 사상 처음이다. 그날 저녁 6시에 긴급회의가 잡혔고, 거기 올라간 안건을 하나씩 읽다가 나는 예탁금 항목보다 그 아래 세 줄에서 더 오래 멈췄다. 신규 매수를 전문투자자로 제한, 배율 조정, 개인 투자금의 20% 총량 관리. 셋 다 현금 잔고와 상관이 없다.

    지금 확정된 것과 아직 검토 중인 것을 나눠 놓고, 자격 요건과 배율과 총량이 각각 무엇을 막는지, 이미 들고 있는 사람에게는 무엇이 달라지는지 순서대로 본다.

    1. 레버리지 etf 규제, 날짜가 박힌 건 31일 하나다

    레버리지 etf 규제, 날짜가 박힌 건 31일 하나다

    7월 31일 기본예탁금 현금 3000만원. 지금 시행일이 확정된 규제는 이것뿐이다. 금융위원회는 당초 8월 5일로 잡았던 예탁금 상향과 8월 19일로 잡았던 대용증권 인정 제외를 둘 다 31일로 앞당겼다. 계좌에 주식 4000만원과 현금 1000만원이 있으면 평가액은 5000만원이지만 요건은 못 채운다. 현금만 센다.

    이미 시행된 것도 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광고는 보완책을 발표한 16일 당일부터 멈췄고, 신규 상장은 무기한 중단됐다.

    8월 19일에는 유동성공급자가 지켜야 할 괴리율이 국내 3%에서 2%로 조여진다. 최소 거래 단위를 1좌에서 20좌로 늘리는 안은 원래 11월이었는데 업계와 협의해 앞당기는 중이다.

    여기까지가 날짜가 있는 이야기다. 나머지는 전부 어제와 오늘 사이에 입 밖으로 나온 말이다.

    2. 3000만원을 채워도 못 넘는 문턱이 있다

    3000만원을 채워도 못 넘는 문턱이 있다

    가장 센 안은 신규 매수를 전문투자자에게만 여는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추가 예탁금 상향, 배율 조정과 함께 이 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투자자는 현금을 얼마 넣었느냐로 되지 않는다. 최근 5년 가운데 1년 이상 금융투자상품 월말 평균 잔고가 5000만원을 넘어야 하고, 여기에 소득이나 자산, 전문가 자격 요건을 추가로 채워야 한다. 잔고 조건에는 시간이 들어간다. 오늘 돈을 넣는다고 내일 생기는 게 아니다.

    지금은 교육만 들으면 누구나 산다. 일반 레버리지 1시간에 단일종목 심화 1시간, 여기에 심화 1시간이 더 붙어 3시간이 된다. 교육은 돈과 시간을 쓰면 끝나지만 자격은 그렇지 않다.

    이 안이 확정되면 3000만원을 맞춰둔 사람도 못 산다.

    3. 배율을 건드리면 상품 자체가 바뀐다

    배율을 건드리면 상품 자체가 바뀐다

    2배를 1.5배로 낮추는 안도 같이 올라와 있다. 배율은 이 상품의 정체 그 자체라, 숫자 하나만 바꿔도 들고 있던 게 다른 물건이 된다.

    금융위원장이 함께 꺼낸 것은 변동성이 커지면 배율을 조정하는 변동 레버리지 구조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가 24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이미 도입한 방식으로, 매 거래일 장 마감 뒤 그날 배율을 공시하게 했다.

    홍콩이 그 발표에서 함께 밝힌 문장이 더 중요하다. 이 상품들은 하루 넘게 들고 있으라고 만든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배율을 낮추기 전에 이걸 어떻게 쓰는 물건인지부터 정해버린 셈이다.

    한국은 진입 문턱만 계속 올렸다. 며칠 들고 있어도 되는 물건인지는 여전히 각자 판단할 몫으로 남아 있다.

    4. 20%라는 숫자가 나온 이유

    20%라는 숫자가 나온 이유

    개인이 가진 금융투자상품 전체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20% 안으로 묶는 안이다. 이억원 위원장이 28일 간담회에서 총량 관리라는 이름으로 꺼냈다.

    이 숫자 뒤에는 손실 규모가 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기관투자자용 보고서에서 국내 개인의 레버리지 ETF 손실을 387억 달러, 56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이 6월 22일 525억 달러에서 최근 190억 달러로 줄어든 데서 나온 값이다. 기초자산별로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가 170억 달러, 24조7000억원 빠져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한 달 수익률로 보면 더 분명하다.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76.66%, KODEX가 -76.46%다. 삼성전자 쪽도 –63% 안팎이다.

    한 상품에 자산을 다 넣지 말라는 이야기를, 이제 기계가 막는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5. 이미 들고 있으면 실제로 뭐가 막히나

    이미 들고 있으면 실제로 뭐가 막히나

    파는 것은 막히지 않는다. 기본예탁금은 신규 매수와 추가 매수에만 걸리고, 보유 물량을 매도하는 데는 제한이 없다.

    막히는 건 물타기다. 삼성전자 레버리지에서 37%, SK하이닉스 레버리지에서 42% 손실을 보고 있다는 투자자의 말이 규제 조기 시행 소식과 함께 나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오히려 자금이 모자란 상태에서 막판 추가 매수에 들어갔다가 요건을 못 채우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예탁금을 인정하는 방식도 조여진다. 주식을 팔아 현금을 만들려면 매도 당일이 아니라 결제가 끝나는 2영업일 뒤에야 예탁금으로 잡힌다. 매도대금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은 아예 빠진다. 31일에 맞추려면 29일까지는 팔았어야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거래 경험이 있다고 예탁금을 깎아주던 관행도 없어진다. 앞으로 증권사는 예탁금 기준을 낮출 수 없고 올리기만 할 수 있다.

    5월 27일에 상장한 상품이 두 달 만에 규제 목록을 이만큼 쌓았다. 나는 이 순서가 거꾸로였다고 본다. 어떻게 쓰는 물건인지 먼저 정하고 문턱을 세웠어야 했는데, 문턱만 올리는 사이 손실은 이미 다 났다.

    자주 묻는 질문

    Q29일 F4 회의에서 규제가 확정됐나요?

    29일 저녁 회의에서 다룬 것은 추가 보완책이고, 시행 날짜가 정해진 것은 31일 기본예탁금 하나다. 배율 조정과 전문투자자 제한, 총량 관리는 검토한다고 언급된 단계이지 확정 발표가 아니다.

    Q해외에 상장된 상품으로 사면 되나요?

    안 된다. 강화된 기준은 테슬라나 엔비디아처럼 해외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ETN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우회로를 막으려는 조치라 조건이 같다.

    Q상장폐지되면 원금이 사라지나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폐지되면 그 시점의 순자산가치로 보유 자산을 현금화해 계좌로 지급한다. 원금이 0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회복할 시간 없이 손실이 그대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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