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실제로 남아 있어도 협박하거나 가족에게 대신 갚으라고 요구할 권리까지 생기지는 않는다. 채권의 존재와 추심 방법의 적법성은 별개다. 돈을 받을 권리가 있더라도 법이 금지한 방식으로 압박하면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대상이 된다.
다만 불법추심이라고 해서 전부 같은 형량을 받는 것은 아니다. 폭행·협박처럼 형사처벌 수위가 높은 행위가 있는 반면, 채무자대리인 선임 후 직접 연락처럼 과태료가 문제 되는 행위도 있다. 신고할 때는 단순히 “계속 독촉했다”라고 말하기보다 누가, 언제, 누구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따로 적어 두는 게 중요하다.
1. 빚이 있어도 허용되지 않는 추심
금융위원회와 정책브리핑이 안내한 대표적인 불법추심 유형은 다음과 같다.
① 추심자가 소속과 신분을 밝히지 않는 행위
② 무효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요구하는 행위
③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전화하거나 찾아와 공포심·불안감을 일으키는 행위
④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 사이에 전화하거나 방문해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
⑤ 가족·지인·직장 동료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는 행위
⑥ 채무자가 아닌 사람에게 대신 갚으라고 요구하는 행위
⑦ 폭행·협박하거나 체포·감금하고 위계·위력으로 압박하는 행위
⑧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변제하라고 강요하는 행위
⑨ 개인회생·파산 절차로 추심이 금지된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독촉하는 행위
⑩ 시작하지 않은 소송·압류·형사절차가 진행 중인 것처럼 속이는 행위
특히 가족에게 연락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채무자의 소재나 연락처를 확인하기 위한 제한적인 접근은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 사실을 알리거나 가족에게 돈을 요구한다면 불법추심이 될 수 있다. 채무자가 연락 가능한데도 주변 사람에게 채무를 알리거나 독촉하는 행위 역시 불법 여부를 따져야 한다.
2. 행위별로 달라지는 처벌 수위
폭행·협박·체포·감금하거나 위계와 위력을 사용해 채무자 또는 관계인을 압박한 경우에는 최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문제 될 수 있다.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불법추심이다.
추심 과정에서 알게 된 개인정보나 신용정보를 누설하거나 추심 외 목적으로 이용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다.
채무자의 위치나 연락처 확인을 넘어 가족·지인 같은 관계인에게 채무를 독촉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채무 사실까지 노출했다면 개인정보·신용정보 관련 제재가 별도로 문제 될 여지도 있다.
무효인 채권을 존재하는 것처럼 꾸미거나 법원·검찰 명칭을 사용해 절차가 시작된 것처럼 속이는 행위도 처벌 또는 과태료 대상이다. 구체적인 표시 방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600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다.
변호사 등 채무자대리인을 선임하고 서면으로 통지했는데도 적용 대상 추심자가 채무자에게 직접 전화·방문하면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이 직접접촉 제한에는 채권자 유형에 따른 예외가 있으므로 모든 금융회사 채무에 똑같이 적용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 숫자들은 법이 정한 상한이다. 실제 처분과 형량은 행위의 반복성, 협박 내용, 피해 정도, 증거와 다른 범죄의 성립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3. 차단보다 먼저 남겨야 할 증거
신체적 위해가 임박했다면 자료 정리보다 112 신고와 안전한 장소로의 이동이 먼저다. 그 외에는 상대를 차단하기 전에 다음 자료를 보존해 두는 편이 낫다.
대부계약서·차용증
실제로 받은 금액과 송금한 금액이 보이는 거래 내역
전화 수신 시각과 횟수
통화 및 음성메시지 기록
문자·카카오톡·텔레그램 등 대화 화면
가족이나 직장에 보낸 메시지
상대방의 이름·소속·전화번호·계좌번호
방문 일시와 당시 사진·영상 또는 목격자 정보
자료는 날짜순으로 정리하면 된다. “9월 12일 오후 10시 20분, 가족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며 대신 갚으라고 요구”처럼 한 줄씩 적으면 반복성·야간 연락·제3자 고지를 동시에 설명하기 쉽다.
협박을 멈추게 하려고 요구액을 급히 송금한다고 문제가 반드시 끝나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불법추심을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원금 채무까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채권이 실제로 남아 있는지, 법정 최고금리 연 20%를 넘긴 이자가 있는지, 이미 갚은 금액을 따로 계산한 뒤 상담받아야 한다.
4. 1332 신고와 무료 채무자대리인 신청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 1332로 전화해 3번을 선택하면 신고·상담과 채무자대리인 지원을 안내받을 수 있다. 폭행이나 협박, 신상 유포 우려처럼 긴급한 상황은 112에도 신고한다.
온라인 신청 경로는 금융감독원 누리집의 ‘민원·신고 → 불법사금융지킴이 → 채무자대리인 제도 신청’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 132 또는 공단 지부·출장소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정부 무료 지원은 등록·미등록 대부업자로부터 불법추심 피해나 피해 우려를 겪었거나 법정 최고금리 연 20%를 초과한 대출을 받은 사람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추심자에게 대리인 선임 사실을 알리고 추심 대응을 맡으며, 필요하면 초과이자 반환청구·손해배상·채무부존재확인 소송도 지원한다. 소송대리를 받으려면 기준 중위소득 125% 이하 등 별도 요건을 심사받아야 한다.
가족·지인·같은 직장 근무자처럼 채무 때문에 추심 피해를 받은 관계인도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2026년에는 채무자가 직접 신청하기 어려운 경우 관계인이 단독 신청할 수 있도록 요건도 완화됐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3월 9일부터 유관기관 합동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신고하면 불법추심 중단, 채무자대리인 선임, 경찰·법률구조 연계를 한 번에 요청할 수 있다. 여러 기관에 같은 피해를 처음부터 되풀이해 설명할 필요가 줄었다.
확인 근거
금융위원회,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한 범정부 TF회의 개최, 2026년 5월 21일
https://www.fsc.go.kr/po010103/86953
K-공감, 채무자 대리인 무료 지원사업, 2026년 3월 3일
정책브리핑, 불법추심 피해 채무자 가족까지 무료 법률서비스, 2024년 7월 5일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3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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